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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탄생 역사 수상 조건의 경향 주요 수상자

by moneydreamer90 2025. 7. 16.

많은 사람들이 "노벨상"이라고 하면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등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경제학 분야에서도 노벨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경제는 우리의 일상과 국가 정책, 그리고 전 세계의 움직임에까지 큰 영향을 주는 분야입니다. 이 때문에 경제학을 연구한 학자들이 인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노벨경제학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노벨경제학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연구들이 수상했는지,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노벨상 메달

노벨경제학상의 탄생과 역사

노벨경제학상은 알프레드 노벨이 처음부터 만든 상이 아닙니다. 1895년 노벨은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분야의 상을 제정했지만, 경제학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 후 1968년, 스웨덴의 중앙은행인 스웨덴 국립은행(Sveriges Riksbank)이 은행 창립 3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경제학 분야의 상을 제안했습니다. 그렇기에 이 상의 공식 명칭은 "스웨덴 국립은행 경제학상(알프레드 노벨 기념)"으로, 흔히 "노벨경제학상"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 상도 노벨 재단이 운영과 심사를 맡아, 기존 노벨상과 같은 방식으로 수상자를 선정합니다. 매년 초가 되면 전 세계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학회 등에 추천 요청서가 발송됩니다. 예전 수상자, 노벨경제학상 선정위원회 위원, 세계 유수 대학의 경제학 교수, 그리고 특정 학술 단체의 대표자 등 전문성과 권위를 갖춘 소수만이 추천 자격을 갖습니다. 이렇게 추천된 후보들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설치된 경제학상 선정위원회가 심사합니다. 심사는 매우 엄격하고, 보통 몇 개월에 걸쳐 진행되는데, 후보자의 연구 업적이 학문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지, 실제 경제 정책과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노벨경제학상은 한 해에 최대 3명까지 수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물리학상, 화학상 등과 달리 원래 노벨의 유언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첫 번째 수상은 1969년에 있었고, 이후 매년 10월에 수상자가 발표됩니다. 수상자들은 스웨덴 왕실이 주최하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며, 상금은 약 1천만 크로나(한화 약 12억 원) 정도로 다른 노벨상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노벨경제학상은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경제학계에서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 조건의 경향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에 처음 제정된 이후, 초기에는 경제학을 엄밀한 과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연구가 주로 수상했습니다. 당시 경제학은 수학과 통계학을 도구로 삼아 경제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경제학을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과학적 학문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한 기반 연구들이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이는 경제학을 보다 정밀하게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경제학자들이 복잡한 시장 구조와 국가 경제 시스템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틀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수상 연구의 방향성은 점점 더 현실 문제 해결과 사회적 기여를 중시하는 쪽으로 변했습니다. 경제학 이론이 아무리 정교하고 수학적으로 완벽해도 실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가치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이론적 완성도를 넘어,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에 적용되어 사회 복지 향상이나 경제적 불평등 해소, 개발도상국 문제 해결 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경제학 내에서도 실증 연구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수학적 모델로 분석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현대 경제학에서는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하여 가설을 검증하는 실증적 접근 방식이 핵심적인 연구 방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경제 현상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고, 정책 효과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특히 경제 정책을 설계하거나 개혁할 때, 실제 데이터를 근거로 한 연구 결과는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이처럼 실증 연구는 경제학의 실질적 영향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학은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점점 더 융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사회에서는 감정, 편견, 사회적 규범 등 다양한 요인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경제학은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등 다른 학문과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 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경향을 보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의 주요 수상자

첫 번째로 1976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은 "통화주의(monetarism)"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경제의 물가는 결국 통화량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이론을 강조했고, 정부가 단기적으로 돈을 많이 풀어서 실업률을 낮추려 하면 오히려 물가만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물가 안정 목표 설정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마구 풀거나 재정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자주 썼지만, 프리드먼 이후에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기조가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존 내시는 "내시 균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사람들이 서로 전략적으로 행동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분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이론은 정부의 경쟁 정책(반독점법, 담합 방지 정책), 환경 협약, 국제 무역 협상, 경매 제도 설계 등 다양한 정책에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기업들이 담합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때, 게임이론을 응용해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택할지 예측하면서 정책을 설계합니다.

 

1998년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개발은 소득 증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람들의 자유와 복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는 "인간 개발 지수(HDI)"를 만드는 데 기초가 되었고, 여러 국가에서 복지 정책과 빈곤 측정 방식을 바꾸는 데 기여했습니다. 단순히 국민소득(GDP)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 건강, 삶의 질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고려하게 만든 것입니다.

 

2002년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은 "인간은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그의 연구는 이후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었고, 많은 나라에서 연금 가입, 금융 상품 선택, 건강 정책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과 미국 정부는 사람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하거나, 국민들이 자동으로 연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인 '넛지 정책’을 설계할 때 행동경제학 아이디어를 적용합니다.

 

글을 마치면서

경제는 단순히 숫자나 그래프가 아니라, 사람들의 선택과 행동,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은 단순히 "경제학자들이 받는 상"이 아니라, 인류의 경제 생활과 정책에 큰 영향을 준 연구를 기념하고 널리 알리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더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설계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어떤 흥미로운 연구가 상을 받을지 기대해보아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