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곳입니다. 보통 시장에서는 물건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면서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장이 항상 잘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시장 실패(Market Failure)'라고 합니다. 시장 실패가 일어나면 자원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고,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장 실패의 대표적인 원인 세 가지, 즉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 독과점(Monopoly and Oligopoly), 그리고 외부효과(Externalities*에 대해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Asymmetric Information)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거래하는 사람들 사이에 가지고 있는 정보가 서로 다를 때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한쪽은 많이 알고 있고, 다른 쪽은 모르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중고차를 살 때를 생각해 봅시다. 차를 파는 사람은 차의 문제점을 잘 알지만, 사는 사람은 잘 모를 수 있죠. 그래서 사는 사람은 차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고, 결국 좋은 차를 사기 힘들어집니다. 이런 상황이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입니다.
이것은 중고차 시장뿐만 아니라 보험 시장, 금융 시장 등 여러 곳에서 나타납니다. 보험회사도 고객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같은 보험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보험 가입을 꺼리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만 가입하는 일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라고 부릅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있습니다. 이는 한쪽이 위험한 행동을 해도 상대방이 그 위험을 다 알지 못하거나 부담하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보험에 의지해서 더 조심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정보의 불균형은 시장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독과점 (Monopoly and Oligopoly)
독과점은 시장에서 한 기업이나 몇 개 기업이 거의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를 독점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독점(Monopoly)은 한 회사가 시장을 혼자서 지배하는 경우이고, 과점(Oligopoly)은 소수의 회사가 시장을 나누어 가지는 경우입니다.
경쟁이 많으면 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고 더 좋은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독과점 상태에서는 그런 경쟁이 줄어듭니다. 독점 기업은 가격을 높게 유지하거나,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서비스나 전기 같은 필수 서비스가 몇몇 기업에만 집중되어 있으면, 소비자들은 비싼 요금을 내야 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져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독과점 상태에서는 기업들이 서로 담합하여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기도 합니다. 이런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줍니다. 정부는 이런 독과점과 담합 문제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같은 법을 만들고,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독과점이 심해지면 시장의 효율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되어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외부효과 (Externalities)
외부효과란 어떤 사람이나 기업의 행동이 그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데, 그 영향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공장이 제품을 만들면서 공기나 물을 오염시키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건강에 피해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그 피해 비용이 제품 가격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공장은 계속해서 오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것을 '부정적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라고 합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예방 접종을 하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듭니다. 이런 긍정적인 영향은 '긍정적 외부효과(Positive Externality)'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방 접종의 이익이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돌아가기 때문에, 혼자서는 충분히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부효과가 있을 때 시장 가격만 믿으면 자원 배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세금, 보조금, 규제 같은 방법으로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오염물질 배출세를 부과하거나, 예방 접종을 장려하는 정책이 그 예입니다. 이런 외부효과 문제를 잘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의 복지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시장 실패는 시장이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잘못 작동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독과점, 외부효과는 시장 실패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시장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정부가 법과 정책으로 개입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시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면, 왜 정부가 시장을 규제하고 도와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더 좋은 환경에서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