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국제 무역 환경은 국가 간의 단순한 교역을 넘어서 다자간 협력과 경제 블록 형성을 통해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세계 경제의 성장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역내 협력 체계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출범한 협정이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입니다. 한국 정부 역시 최근 가입 검토를 공식화하며 국제 협력 네트워크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CPTPP의 구조와 의미,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 그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한일 경제연대의 구상까지 함께 다루어 보겠습니다.

CPTPP의 출범 배경과 구조
CPTPP는 2018년 일본을 중심으로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정식 명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입니다. 원래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출발했으나,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를 선언하면서 CPTPP라는 새로운 틀로 재편되었습니다. 현재 일본, 캐나다, 호주, 멕시코, 싱가포르, 베트남 등 11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세계 GDP의 약 13%를 차지합니다. CPTPP는 기존 자유무역협정과 달리 단순히 관세 철폐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산업, 투자,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환경 규제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포괄성은 세계화 시대에 새로운 경제 질서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PTPP의 핵심 목표와 의미
CPTPP의 가장 큰 목표는 역내 무역 장벽을 최소화하고, 역동적인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국가 간 상호 보완적 성장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회원국들은 저비용·고효율의 교역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나 전자상거래 규범과 같은 새로운 무역 질서를 설정함으로써, 글로벌 기업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공합니다. 또한 환경과 노동 분야에 관한 규정도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경제 협정을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CPTPP는 단순히 무역을 늘리는 협정을 넘어, 국제 사회의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으로 평가받습니다.
한국의 CPTPP 가입 검토와 기대 효과
한국은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CPTPP 가입 여부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됩니다. 한국이 가입할 경우 자동차, 전자, 화학 제품 등 주력 산업의 수출 시장이 확대될 수 있으며, 서비스 산업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립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일본과 베트남, 호주 등 주요 교역국과의 협력이 강화되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CPTPP가 제공하는 통일된 무역 규범을 활용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 농업과 일부 내수 산업의 피해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보완 정책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단순히 가입 여부를 넘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CPTPP 규범이 가지는 국제정치적 의미
CPTPP는 단순히 경제협정에 그치지 않고, 국제정치적으로도 전략적 의미를 지닙니다. 미국이 탈퇴한 이후에도 일본이 주도권을 잡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규범 경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CPTPP 가입 의사를 밝히며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데, 이는 미중 패권 경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가입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역 확대가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보조를 맞추며 중국의 규범적 영향력에 균형을 맞추는 전략적 선택이 됩니다. 즉 CPTPP는 경제 협정인 동시에 지정학적 블록의 성격도 강하게 띠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내 CPTPP 찬반 논의
국내에서는 CPTPP 가입을 두고 긍정과 부정이 공존합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수출 확대, 공급망 다변화, 국제 규범 선도에 따른 국가 위상 강화가 있습니다. 특히 전자상거래 규범이나 디지털 무역 환경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큽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농업과 수산업 분야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 국내 농가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있고, 해산물 수입 확대도 어민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CPTPP 가입과 동시에 농업 지원, 피해 보전 정책,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병행해야 합니다.
한일 경제 협력과 최태원 회장의 제안
CPTPP와 관련해 주목할 점은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가능성입니다. 일본은 이미 CPTPP의 주도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한국은 후발 주자로 참여할 경우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단순한 CPTPP 가입을 넘어 EU식 경제통합에 가까운 한일 경제연대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CPTPP는 완만한 경제 협력이지만, 한일 경제연대는 완전한 경제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AI와 반도체를 대표적인 협력 분야로 꼽으며, 양국이 강점을 공유한다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독자적인 블록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히 무역 자유화가 아니라, 연구개발·인재 교류·공동 투자 등 심층적인 협력을 통한 동북아 경제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가며
CPTP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중요한 협정입니다. 한국의 가입 여부는 단순한 무역 확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규범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한일 경제연대는 CPTPP를 넘어선 새로운 차원의 협력 구상으로, 양국 모두에게 전략적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정치적 갈등과 역사적 문제라는 현실적 장벽이 존재하지만, AI와 반도체 같은 전략 산업에서부터 신뢰를 쌓아 나간다면 동아시아의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CPTPP와 한일 경제협력은 별개의 이슈가 아니라, 서로 맞물려 동아시아 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두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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