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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거미집 이론 / 개념 / 실제 사례 / 내용 / 한계

by DreamyBank101 2025. 7. 31.

우리는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을 자주 경험합니다. 특히 농산물이나 축산물 가격은 해마다 큰 폭으로 변동하곤 합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는 경제학 이론 중 하나가 바로 "거미줄 이론(Cobweb Theory)"입니다. 이름은 마치 거미줄처럼 가격과 생산량의 변화가 반복되는 모습을 묘사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이 이론은 주로 공급 반응이 느린 시장, 특히 농업처럼 생산에 시간이 걸리는 분야에서 잘 들어맞습니다. 이제 이 거미줄 이론이 무엇이고, 어떤 조건에서 적용되며, 실제로 어떤 사례에 나타나는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거미줄 이론의 이론과 실제 사례

거미줄 이론은 공급의 결정이 시간차를 두고 이루어질 때, 시장에서 가격과 생산량이 어떻게 반복적으로 변동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이 개념은 1930년대 경제학자 니콜라스 칼도어와 유진 보머에 의해 정립되었습니다. 이들은 농산물처럼 공급이 즉각 반응하지 못하는 시장에서 가격과 생산량이 반복적으로 진동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이론을 고안했습니다.

거미줄 이론은 세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첫째, 공급자는 현재 가격이 아니라 이전 시점의 가격을 보고 다음 생산량을 결정합니다. 둘째, 공급 조절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농산물은 씨를 뿌리고 수확하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공급이 즉시 늘어 날 수는 없습니다. 셋째, 수요는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응합니다. 소비자는 가격이 오르면 구매를 줄이고, 가격이 내리면 소비를 늘리는 식으로 즉시 반응합니다.

 

거미줄 이론이 가장 잘 적용되는 사례는 농산물 시장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해에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면 다음 해에 농민들은 배추를 더 많이 심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농민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되면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가격이 급락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다음 해에는 다시 배추를 덜 심게 되고, 결과적으로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은 다시 상승하는 식으로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돼지 사이클(pork cycle)"입니다. 돼지를 키우는 데는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비쌌다고 판단되면 축산 농가들은 내년에 돼지를 더 많이 키우려 합니다. 앞선 사례와 같이 공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가격은 폭락하고, 사육을 줄이면 가격은 다시 오르게 됩니다.

이처럼 시간 차가 존재할 경우, 수요와 공급이 항상 균형점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가격과 수량이 계속해서 교차하면서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교차가 그래프상에서 마치 거미줄처럼 보이기 때문에 '거미줄 이론'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어떤 해에는 가격이 급등했다가, 다음 해에는 급락하고, 그다음 해에는 다시 오르는 식으로 반복적인 시장 진동이 발생하게 됩니다.

 

거미줄 이론의 내용

거미줄 이론이 적용되는 시장에서는 가격과 생산량의 변화가 일정한 패턴을 따릅니다. 이 패턴은 시장의 반응 속도나 민감도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렴형 거미줄(converging cobweb)"입니다. 이 경우에는 가격과 생산량의 변동이 점점 작아지며 결국 균형점에 수렴하게 됩니다. 수요곡선이 공급곡선보다 기울기가 클 때 나타나며,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격이 조금만 올라가도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경우라면,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 상승이 억제되어 시장이 점점 안정됩니다.

두 번째는 "발산형 거미줄(diverging cobweb)"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가격과 생산량의 진동이 점점 커지면서 시장이 점점 더 불안정해집니다. 공급곡선이 수요곡선보다 가팔라서 생산자가 가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에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올해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다음 해에 생산량을 과도하게 늘리면, 다음 해에는 가격이 급락하고, 그 후에는 생산량을 너무 줄이는 식으로 과도한 반응이 반복되면서 시장이 균형에서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자율적으로는 균형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순환형 또는 중립형 거미줄(cyclic or neutral cobweb)"입니다. 이 경우에는 가격과 생산량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반복적으로 진동하며, 균형점에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구조입니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기울기가 거의 같은 경우 나타나며, 시장은 끊임없이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면서도 비교적 예측 가능한 구조를 유지합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 세 가지 유형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특히 수렴형으로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기도 합니다.

 

거미줄 이론의 한계

첫 번째 한계는 생산자의 정보 활용 방식에 대한 단순화된 가정입니다. 거미줄 이론은 생산자가 과거 가격, 즉 전년도의 시장 가격만을 근거로 생산량을 결정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현대의 농업과 산업 구조에서는 생산자들은 훨씬 더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농산물 수급 전망 보고서, 기상청의 기후 예보, 종자 회사나 농협의 재배 권장 품종 정보, 수출입 동향, 그리고 경쟁 작물의 가격 등 수많은 변수들이 고려됩니다. 즉, 현대 생산자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정보에 기초해 생산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단순한 '지난해 가격 → 올해 생산량'이라는 구조는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가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한계는 저장 가능성과 기술 발전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많은 농산물이나 축산물이 일정 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감자, 양파, 마늘, 쌀 등은 냉장 또는 창고 보관을 통해 수개월에서 1년까지 저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냉장·냉동 기술, 보존 포장 기술, 유통 개선 등으로 인해 상품의 저장성과 시장 유통 기간이 훨씬 유연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생산자들은 일정 부분 공급을 조절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가격의 급격한 변동 폭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중요한 한계는 정부의 개입과 정책의 영향력입니다. 실제 경제에서는 정부가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합니다. 대표적으로 농산물의 경우, 정부는 시장 가격이 지나치게 폭등하거나 폭락할 경우 비축 물량을 방출하거나, 수입을 확대하거나, 혹은 수매가를 조정하여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합니다. 또한 농민들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직불제나 보험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배추나 쌀, 고추 등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급변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가 수급 안정 대책을 즉시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통 물량을 조절하거나, 수입·수출 통제를 통해 시장을 개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없는 전제에서 출발한 거미줄 이론은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거미줄 이론은 단순한 이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가격과 공급의 시간차로 인해 반복되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설명하며, 경제정책의 방향을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시장은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 있지만, 이 이론은 특히 농업이나 축산업처럼 공급 조절이 느린 분야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설명하는 데 탁월합니다. 거미줄 이론을 이해하면, 왜 특정 상품의 가격이 몇 년 간격으로 크게 오르내리는지, 그리고 이러한 시장 진동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리적 배경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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