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요소생산성 증가세 둔화의 핵심 원인
총요소생산성(TFP)은 같은 자본과 노동을 투입했을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이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단순한 노동시간이나 기계 수를 넘어서, 기술력이나 경영 방식, 혁신성 등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측정합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경제에서는 이 TFP의 개선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발전이 정체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원이 제자리에서 맴돌며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은 주로 자본이나 노동 투입에 의존해 왔고, 그 외적인 생산성 향상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과거에는 혁신이나 기술 변화 덕분에 적은 자원으로도 더 많은 생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같은 자원을 투입해도 성과가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성장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높은 효율성과 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반면, 성과가 낮은 기업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생존하며 자원을 차지하고 있다는 구조적 불균형입니다. 예컨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성장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사이, 기존 대기업이나 비효율적 기업들은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 자본을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이는 자본과 인력이 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가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됩니다.
이처럼 경제 내 자원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인구 감소나 노동시간 축소 등 외부적인 제약이 닥쳤을 때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기술력 하나만으로 전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총요소생산성 둔화는 단순한 수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체질 문제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 중심이 되고, 비효율적인 기업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장기적인 성장의 기초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확대된 자원배분 비효율
최근 자원배분의 문제는 전통적인 제조업보다 서비스업과 창업 초기 기업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기술 기반의 신생 기업들이 자금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이미 자리를 잡은 대형 기업이나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은 기존 시스템 덕분에 여전히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 전체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자원이 정체된 곳에 머물러 있는 사이, 새로운 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그 산업 특성상 측정 가능한 성과를 빠르게 내기 어렵고, 기술 기반 기업도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자금 흐름이나 정책 시스템은 아직 미흡한 편입니다.
더욱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유망한 기업들이 초기 자금은 간신히 유치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점에서 적절한 투자를 받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 자본시장과 정책 환경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혁신에 투자하기보다 안전한 자산에 자본이 몰리는 투자문화, 그리고 신생 기업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의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된 다양한 금융 지원 정책들이 지금까지 연장되어 오면서, 생산성이 낮은 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물론 이러한 정책들은 단기적인 안정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내 자원의 재배치를 막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자원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전체 경제의 생산성은 답보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고정된 자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흐름이 혁신 기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은행의 정책 제언: 자원 재배분 구조 개선
현재 한국은행은 총요소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해법으로 '자원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는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을 키운다는 접근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서 자본과 인력, 기술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향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즉, 시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원이 옮겨갈 수 있는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먼저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 즉 담보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금융기관에서 우선적으로 대출을 받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신생기업이나 혁신 기업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이들은 보유 자산은 적지만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도, 현재의 금융 구조에서는 그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장성 기반의 신용평가 제도 도입이나, 무담보 대출 확대 등 실질적인 금융 개혁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기업 지원 정책도 일정 부분 수정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고용 유지나 기업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떤 기업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계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연장은 결국 전체 경제의 비효율을 고착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보면, 생산성이 낮은 기업의 퇴출도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능입니다.
반대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예컨대 디지털 산업,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등—에는 정책적 인센티브를 통해 자본과 인력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산업에 자원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생산성도 개선되고, 새로운 고용도 창출됩니다. 동시에, 기존 산업에서 밀려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재교육과 전직 지원을 통해 이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전환 정책도 필요합니다.
마무리 하며
궁극적으로 자원의 재배분은 단순한 기업 지원이나 금융 정책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술, 금융, 노동,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연계된 접근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생산성 중심의 경제 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총요소생산성은 다시 활력을 찾고,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3줄 요약
한국은행은 총요소생산성(TFP)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지적하였습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서비스업에서 생산성 높은 기업이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본 접근성 개선과 비효율 기업 구조조정 등 자원 재배분을 위한 정책 개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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