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배경, 역사, 거래 품목 정리

GATT의 탄생 배경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GATT)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GATT)"은 1947년 10월 30일 체결되어 1948년 1월 1일 발효된 다자간 무역 협정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는 심각한 혼란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각국은 전쟁으로 파괴된 경제를 복구하기 위해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였습니다. 높은 관세, 수입 할당제, 외환 규제 등이 확산되면서 국제 무역은 위축되었고, 이는 다시 경제 불황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자유무역 체제를 구축해야 경제 회복과 성장, 그리고 전쟁 재발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1946년부터 국제무역기구(International Trade Organization, ITO) 설립을 추진하였으나, 미국 의회의 반대와 각국의 이해관계 충돌로 ITO 헌장은 발효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마련된 '관세 인하 및 무역 규범' 합의문이 독립적으로 실행되었고, 이것이 바로 GATT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GATT는 형식상 국제기구가 아니라 다자간 협정이었지만, 참가국이 지켜야 할 무역 규범과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였으며, 20세기 후반 세계 무역 질서의 핵심 규범으로 기능했습니다. GATT는 출범 이후 세계 경제 성장과 함께 발전하였으며, 이를 위해 "다자간 무역협상 라운드(Multilateral Trade Negotiation Rounds)"를 주기적으로 개최했습니다. 각 라운드는 특정 목표와 협상 범위를 가지고 진행되었으며, 세계 무역 구조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GATT의 역사와 발전 과정 주요 라운드별 특징과 성과

- 제네바 라운드 (Geneva Round, 1947)

제네바 라운드는 GATT 체결 직후인 1947년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번째 무역 협상입니다. 총 23개국이 참가했으며, 약 4만5천 개 품목에 대해 평균 20% 수준의 관세 인하를 합의하였습니다. 이 라운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가 처음으로 협력하여 무역 장벽을 낮추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전쟁으로 무너진 무역 질서를 회복하고, 각국의 경제 회복을 위한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또한, 제네바 라운드는 GATT라는 체제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킨 첫 계기로 평가되며, 이후 라운드들이 진행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 케네디 라운드 (Kennedy Round, 1964~1967)
1960년대 중반에 열린 케네디 라운드는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협상입니다. 총 62개국이 참가하였으며, 평균 35%에 달하는 대규모 관세 인하를 이끌어내 GATT 역사상 큰 전환점을 만든 협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라운드의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반덤핑 규정(Anti-Dumping Code)"의 도입입니다. 덤핑은 상품을 정상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해외 시장에 판매하여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로,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케네디 라운드는 이러한 불공정 관행을 규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국제 규범을 마련함으로써 공정무역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는 선진국 중심의 산업재 교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로, GATT 체제가 세계 산업화와 무역 확대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기 시작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도쿄 라운드 (Tokyo Round, 1973~1979)
도쿄 라운드는 1970년대 중반, 석유 파동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세계 무역 질서의 불안정 속에서 출범하였습니다. 총 102개국이 참여한 이 라운드는 관세 인하와 더불어 비관세 장벽에 대한 규제 강화를 핵심 의제로 삼았습니다. 그동안 GATT는 주로 관세 문제에 초점을 맞췄지만, 도쿄 라운드는 다음과 같은 비관세 조치들을 규범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 보조금, 수입 허가제, 정부 조달, 표준 및 기술 규제를 통해 회원국들은 단순히 관세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역을 간접적으로 방해하는 비관세 장벽까지 관리하는 국제적 규범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후 WTO 체제에서도 핵심적인 기준이 되었습니다. 도쿄 라운드는 개발도상국들의 참여도 대폭 확대되면서 GATT가 선진국 중심에서 다자간 협력 체제로 전환되는 기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 우루과이 라운드 (Uruguay Round, 1986~1994)
우루과이 라운드는 GATT 체제 아래에서 열린 가장 포괄적이고 장기간 진행된 협상이었습니다. 총 123개국이 참여하여 8년에 걸쳐 협상이 진행되었으며, GATT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라운드로 평가받습니다. 우루과이 라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상품 무역을 넘어 서비스와 지식재산권까지 협상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점입니다.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협상 범위가 단순한 상품 무역을 넘어 농업,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 새로운 분야로 대폭 확장되었다는 점입니다. 우선, "농업 협정"을 통해 각국은 농산물 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과도한 농업 보조금을 감축하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이는 농산물 무역에서도 자유무역 원칙을 적용하려는 시도로, 그동안 자국 보호가 강했던 농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습니다. 

이처럼 우루과이 라운드는 전통적인 상품 무역을 넘어서 현대 경제 구조를 반영한 포괄적 무역 질서 구축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GATT 역사상 가장 중요한 협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성과는 바로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의 출범입니다. 1995년 1월 1일 WTO가 공식 출범하면서 GATT 체제는 새로운 국제 무역 기구로 대체되었고, GATT는 WTO 협정 중 하나인 'GATT 1994'로 계승되었습니다.

 

주요 거래 품목과 협정 내용

초기 GATT 협상에서 다룬 품목은 주로 "공산품"이었습니다. 철강, 기계류, 화학제품, 섬유, 소비재 등 산업재 위주로 관세 인하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농산물의 경우, 각국의 식량 안보와 농업 보호정책으로 인해 협상 진전이 느렸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세계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GATT 협상의 범위는 확대되었습니다. 농업, 섬유·의류, 전자제품 뿐 아니라 첨단산업 제품, 금융 서비스, 지식재산권 분야까지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품 교역을 넘어 서비스 무역과 지식 기반 산업까지 자유무역 원칙을 적용한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핵심 원칙은 전 세계 자유무역 질서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규범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최혜국 대우원칙은 한 국가가 특정 회원국에 부여한 무역상의 혜택이나 특혜를 다른 모든 GATT 회원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 국가 간의 차별적인 무역 행위를 방지하고, 다자간 무역 질서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내국민 대우 원칙은 수입된 외국산 상품을 자국산 제품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즉, 국내 시장에 진입한 수입품에 대해 추가적인 세금이나 불리한 조건을 부과해서는 안 되며, 외국 상품이 국내 상품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관세 인하는 각국이 자국의 수입관세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감으로써 무역의 장벽을 낮추고, 국제 무역의 흐름을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원칙입니다. GATT 출범 이후 여러 라운드 협상을 통해 실제로 수많은 품목에서 관세가 큰 폭으로 인하되었으며, 이는 세계 교역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관세 장벽 축소 원칙은 수입할당제, 수출보조금, 기술 규제 등 관세 외의 다양한 무역 제한 조치를 점차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상품과 서비스가 물리적·제도적 장벽 없이 보다 자유롭게 교역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러한 GATT의 4대 원칙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 체제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어, 오늘날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기본적인 틀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무너진 세계 경제 질서를 복원하고, 국가 간 무역을 보다 공정하고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출범한 역사적인 협정입니다. GATT는 관세 인하, 무역 장벽 철폐, 공정 경쟁 촉진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자간 무역 협상 라운드를 통해 국제 무역의 체계적인 발전을 이끌어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GATT는 단순한 무역 협정을 넘어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구조를 형성한 주춧돌로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 각국이 상호 협력을 통해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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