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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본 성장률 한국 역전? OECD 전망이 보여준 한일 경제의 현재와 미래

by Study Economics 2025. 9. 24.

한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비교되는 대표적인 아시아 국가입니다. 일본은 20세기 후반까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며 장기 침체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반면 한국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굵직한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도 압축 성장을 이어 왔고, 2020년대 들어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OECD 중간 경제 전망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상황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유지된 반면, 일본은 1.1%로 상향 조정되며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앞설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단순히 숫자의 차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합적인 배경이 존재하기에, 이번 글에서는 일본 성장률 상향의 원인, 한국 성장률 정체의 구조적 이유, 과거 성장률 비교 흐름,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본 성장률 상향 조정의 배경

 

OECD가 일본의 올해 성장률을 1.1%로 전망한 것은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첫 번째 요인은 엔저 효과입니다. 엔저 현상은 일본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켰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다시 국내 투자로 연결되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로봇, 전기차 같은 전통적 제조업과 첨단 산업 모두 엔저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습니다. 두 번째는 기업 투자 확대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오랜 기간 보수적 경영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지출을 늘리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일본이 핵심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유지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 번째는 내수 회복 기대입니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에너지 보조금과 소비세 조정 정책을 통해 가계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내수 시장에 활력이 불어넣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의 구조적 문제인 고령화, 인구 감소, 과도한 국가 부채는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이번 상향 조정이 장기간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 

 

한국 성장률 정체와 구조적 도전

한국은 OECD 전망에서 1.0% 성장으로 제시되며 정체 상태를 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외부 경기 탓만은 아닙니다. 첫 번째 이유는 수출 의존 구조입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 산업의 경기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탓에 전체 수출 회복은 속도가 더딘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내수 침체입니다. 가계부채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고, 금리 인상과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소비 여력이 축소되었습니다. 부동산 가격 불안정과 청년층 주거 부담, 중산층의 금융 스트레스도 내수 회복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인구 구조 문제입니다.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노동시장 축소와 소비 위축을 불러오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네 번째는 정책적 한계입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에는 국가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졌고, 금리 정책 역시 글로벌 흐름과 맞물려 유연하게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한국은 반도체, 2차전지, 친환경 에너지, AI 같은 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의 지표에서는 일본과 비교해 정체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 성장률 비교와 흐름

한국과 일본의 성장률 비교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양국의 흐름이 명확하게 대비됩니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 연평균 4% 이상 성장하며 미국 다음가는 경제 대국으로 자리잡았지만, 1990년대 초 버블 경제가 붕괴되면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시기 일본의 성장률은 1% 안팎에 머물며 사실상 정체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음에도 빠른 회복을 통해 2000년대 중반까지 연평균 4%대 성장을 이어갔고, 이후에도 일본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2022년에는 한국이 2.6%, 일본이 1.0%를 기록하며 한국이 크게 앞섰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일본 1.5%, 한국 1.4%로 일본이 근소하게 우위에 섰고, 2024년에는 한국이 다시 일본을 앞서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흐름은 한국이 총 GDP 규모에서는 일본에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이미 일본과 경쟁하는 수준에 올라섰음을 보여줍니다. 성장률 역전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며, 오히려 두 나라가 단기적인 경기 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순위가 바뀌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성장률 역전의 의미와 향후 전망

 

 


성장률 역전은 단순히 숫자의 앞뒤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일본이 올해 한국보다 근소하게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은 일본 경제가 단기 반등을 할 여지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고령화와 막대한 부채 문제는 장기적으로 경제 활력을 제한합니다. 반면 한국은 내수 침체와 인구 감소라는 난제를 안고 있지만, 기술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따라서 이번 역전 가능성은 구조적 추세보다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한국이 앞으로 안정적으로 일본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 전략, 노동시장 개혁, 인구 정책, 금융 안정성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합니다. 특히 수출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일본이 이번 반등을 계기로 내수 소비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면, 단기 역전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양국의 미래는 산업 구조 전환과 정책 대응 속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가며

OECD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올해 일본은 1.1%, 한국은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이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는 엔저 효과, 기업 투자 증가, 내수 회복 기대가 일본 성장률을 끌어올린 반면, 한국은 내수 침체와 인구 구조 문제로 정체된 결과입니다. 그러나 성장률 역전은 장기적인 구조 변화라기보다 단기적 경기 상황의 반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일본은 고령화와 부채 문제로 장기적 성장 동력이 제한적이며,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AI, 친환경 산업에서 여전히 경쟁 우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성장률 수치의 앞뒤가 아니라, 두 나라가 각각 어떤 방식으로 미래 산업을 준비하고 내수 구조를 개혁하는가입니다. 한국이 혁신 역량을 유지하고 인구·내수 문제를 해결한다면 일본보다 높은 성장률을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아시아 경제의 또 다른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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